영화 책 리뷰21 영화 호컴(2026) 리뷰 — 다미안 맥카시가 외딴 숙소에 가둔 애도와 마녀 괴담 이미지 출처: TMDB괴담은 방보다 먼저 도착한다공포 영화가 관객을 붙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화면에 무언가를 직접 들이미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을 소문의 형태로 계속 흘리는 쪽이다. 앞쪽은 보여주는 순간 공포의 크기가 확정되지만, 뒤쪽은 보여주지 않는 동안 관객이 스스로 형체를 키운다. 2026년 7월 22일 개봉한 「호컴」은 명백히 후자의 문법 위에 서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출발점에 놓인 것이 괴물의 생김새가 아니라, 허니문 스위트룸에 마녀가 출몰한다는 전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이 구조가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주인공의 직업에 있다. 옴 바우만은 소설가다. 이야기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남이 만들어 둔 이야기에 사로잡히는 순간, 공포는 방 안의 문제가 아니라 머릿속의.. 2026. 8. 4. 태양 아래 올리브 – 김초엽 3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수녀와 과학 유튜버가 만난다 (2026년 8월 3일 출간) 이미지 출처: 알라딘8월 3일, 3년을 기다린 장편이 온다김초엽의 신작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가 2026년 8월 3일 자이언트북스에서 출간된다. 장편으로는 『파견자들』 이후 3년 만이며,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가는 19,800원. 출간일이 확정되면서 서점 예약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이 작품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김초엽이 다음에 무엇을 쓸지가, 한국 SF를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표지와 짧은 소개글 외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데도 그렇다. 단편으로 이름을 알린 뒤 장편을 한 권씩 쌓아온 작가라, 세 번째 장편이라는 숫자에는 시도라기보다 축적이라는 의미가 붙는다.3년이라는 간격은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다. 장편은 세계 하나를 통째로 설계해야 하는.. 2026. 7. 31. 『계절 쓰기』 리뷰 — 김연수·은유 등 여덟 산문가가 한 계절씩 나눠 쓴 물결점 신간 이미지 출처: 알라딘계절을 나눠 갖는 일여덟 명의 작가가 한 계절씩을 맡아 적었다. 『계절 쓰기』의 출발점은 이 한 문장에 거의 다 들어 있다. 한 사람이 사계절을 차례로 통과하며 기록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에게 계절이 배정되는 방식이다. 봄을 받은 사람과 겨울을 받은 사람은 같은 책 안에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온도의 문장을 쓰게 된다. 계절이 소재가 아니라 조건으로 주어진 셈이다.계절은 어떤 글에서든 흔히 등장하는 배경이지만, 그것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갖는 순간 성격이 달라진다. 내게 할당된 것이 여름이라면 나는 여름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 이 질문 앞에서 작가의 이력과 관심사, 평소의 문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필자는 여덟 명이고 계절은 넷이니 한 계절을 두 사람이 나눠 맡는 구성으로 짐.. 2026. 7. 25.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정신과 의사가 읽어낸 불교,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수업 리뷰 이미지 출처: 알라딘진료실에서 경전 쪽으로 걸어간 정신과 의사『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의 저자 토니 페르난도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실제 진료 현장을 이끌어 온 정신과 의사입니다. 불교를 연구하는 종교학자도, 수행 이력을 앞세우는 출가자도 아닌 임상의라는 사실이 이 책의 성격을 거의 결정합니다. 매일같이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저자는 왜 인간의 마음이 이토록 쉽게 괴로워지는가라는 질문을 붙들었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2,600년 전의 가르침으로 눈을 돌렸습니다.그래서 이 책은 신앙 고백이나 포교의 언어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이력이 곧 이 책의 시선이고, 그 시선은 임상에서 출발합니다. 마음의 고통을 다루는 현대적 훈련을 받은 사람이 고대의 텍스트를 열었을 때 무엇이 .. 2026. 7. 24. 영화 「눈동자」 리뷰 –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가 쫓는 쌍둥이 동생의 죽음 (신민아 주연 스릴러) 이미지 출처: TMDB어떤 영화인가2026년 6월 24일 개봉한 「눈동자」는 염지호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신민아가 주연을 맡았고 김남희, 김영아, 이승룡이 함께 출연하며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목이 암시하듯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삼은 작품으로, 시각이라는 감각을 스릴러의 긴장 장치로 끌어들인 설정이 눈길을 끕니다. 무언가를 본다는 행위가 곧 단서 확보이자 위험 감지의 수단이 되는 장르에서, 그 감각 자체가 흔들린다는 전제는 이야기 전반에 불안의 밑그림을 깔아 둡니다.이야기의 출발점은 유전병으로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 서진입니다. 세상을 이미지로 붙잡아 온 사람이 정작 그 세상을 눈으로 담을 수 없게 되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그는 쌍둥이 동생의 죽음.. 2026. 7. 21. 별의 아이 리뷰 — 별에서 지구로,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담담히 따라가는 이야기 (클레어 A. 니볼라 / 대교 신간) 이미지 출처: 알라딘2026년 7월 9일, 대교에서 막 나온 이야기「별의 아이」는 2026년 7월 9일 대교에서 출간된 신간입니다. 지은이는 클레어 A. 니볼라, 우리말로 옮긴 사람은 이상희, 정가는 18,000원입니다. 서점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라 독자들의 감상이 아직 쌓이기 전이지만, 소개 문구만 읽어도 이 책이 어떤 자리를 노리고 있는지는 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출발점은 머나먼 우주입니다. 별아이 하나가 지구에 가겠다고 마음먹고,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판타지의 문법으로 문을 열지만 그 문 너머에서 펼쳐지는 것은 모험담이 아닙니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통과하는 구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는 구성입니다.탄생부터 죽음까지를 한 권 안에 담겠다는.. 2026. 7. 2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