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알라딘
8월 3일, 3년을 기다린 장편이 온다
김초엽의 신작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가 2026년 8월 3일 자이언트북스에서 출간된다. 장편으로는 『파견자들』 이후 3년 만이며,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가는 19,800원. 출간일이 확정되면서 서점 예약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이 작품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김초엽이 다음에 무엇을 쓸지가, 한국 SF를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표지와 짧은 소개글 외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데도 그렇다. 단편으로 이름을 알린 뒤 장편을 한 권씩 쌓아온 작가라, 세 번째 장편이라는 숫자에는 시도라기보다 축적이라는 의미가 붙는다.
3년이라는 간격은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다. 장편은 세계 하나를 통째로 설계해야 하는 작업이다. 인물이 어디서 출발해 어디까지 가는지, 그 세계가 어떤 규칙으로 굴러가는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장편에는 작가가 그 기간 동안 어떤 질문을 붙들고 있었는지가 가장 정직하게 드러난다. 출판사가 공개한 소개글을 보면 이번 작품에서 작가의 시선이 향한 곳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우주도, 식물도 아닌 신앙과 과학이 맞부딪치는 자리다.
수녀와 과학 유튜버, 한 팀이 될 것 같지 않은 두 사람
이 소설이 길 위에 세우는 인물은 수녀와 과학 유튜버다. 출판사 소개도 "좀처럼 한 팀이 될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 조합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설정이자 갈등이다. 한 사람은 증명되지 않는 것을 평생 붙들고 사는 자리에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증명되지 않는 것을 걸러내는 일로 구독자를 모으는 자리에 있다. 같은 장면을 봐도 한쪽은 의미를 먼저 읽고, 다른 쪽은 근거를 먼저 따진다. 두 사람이 같은 목적지를 향해 움직인다면 그 동행은 협력인 동시에 끊이지 않는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
과학 유튜버라는 직업이 소설의 축으로 등장한다는 점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건 2020년대 중반에야 가능해진 인물이다. 검증과 반박이 곧 콘텐츠가 되고, 회의(懷疑)가 조회수라는 형태로 보상받는 구조 안에 사는 사람. 신뢰를 얻는 방식이 무언가를 정확하게 부정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심이 직업 윤리이면서 동시에 생계 수단이라는 이중성은, 이야기 안에서 언제든 그 인물의 약점으로 뒤집힐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런 사람이 신앙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과 같은 길을 걷게 된다면, 두 사람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할 수밖에 없다.
믿음과 의심,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는 자리
신앙과 과학을 나란히 놓는 이야기는 늘 함정을 안고 있다. 어느 한쪽을 어리석게 그리는 순간 소설은 납작해지고, 반대로 둘을 억지로 화해시키면 공허해진다. 전자는 조롱이 되고 후자는 설교가 된다. 신앙의 승리나 과학의 승리 중 하나로 향하는 결말은 둘 다 이야기를 너무 일찍 닫아버린다. 소개글이 '믿음과 의심'을 대립이 아니라 "맞부딪치는 자리"라고 표현한 건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승패를 가리겠다는 말이 아니라, 부딪침 자체를 오래 들여다보겠다는 태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제목도 그 여백 위에 놓여 있다. 태양과 올리브는 오래된 상징이면서 동시에 아주 구체적인 사물이다. 올리브는 척박한 땅에서 느리게 버티며 열매를 맺는 나무이고, 태양은 그 나무를 살리는 힘이자 말리는 힘이다. 이 제목이 작품 안에서 어떤 장소나 사건을 가리키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뜨거운 빛 아래 놓인 나무 한 그루라는 이미지가 믿음이라는 주제와 겹쳐 읽히는 건 자연스럽다.
『지구 끝의 온실』에서 『파견자들』을 지나온 길
김초엽은 『지구 끝의 온실』과 『파견자들』을 통해 낯선 세계를 열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색해왔다. 식물과 인간, 다른 생명과 인간 사이에 그어진 선을 계속 건드려온 작가다. 그 선은 늘 생각보다 흐릿했고, 소설은 그 흐릿함을 서둘러 정리하지 않는 쪽을 택해왔다. 경계를 지워버리지도, 다시 단단히 긋지도 않은 채 그 위에 인물을 세워두는 방식이다.
그렇게 보면 이번 작품은 방향 전환이라기보다 같은 질문의 이동에 가깝다. 이전 작품들의 경계선이 '누가 인간인가'에 있었다면, 『태양 아래 올리브』의 경계선은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로 옮겨온다. 종(種)의 경계에서 인식의 경계로. 소재는 식물과 다른 생명에서 신앙과 검증으로 바뀌었지만, 확실해 보이는 선을 굳이 손끝으로 문질러보는 태도는 그대로다.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이 연결을 따라가는 재미가 따로 있을 것이다.
예약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SF라는 장르 표지에 부담을 느끼는 독자에게도 권할 만한 작품으로 보인다. 김초엽의 소설은 과학 설정을 앞세우기보다 인물이 감당하는 감정을 중심에 두는 편이고, 이번 작품의 두 주인공은 특별한 배경지식 없이도 곧바로 이해되는 자리에 서 있다. 수녀와 유튜버는 설명이 필요한 직업이 아니다. SF를 자주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붙잡을 손잡이가 처음부터 주어져 있는 셈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 신앙을 떠난 사람, 혹은 둘 사이 어딘가에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걸리는 데가 있을 이야기다.
반대로 명확한 답을 원하는 독자라면 각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런 소재를 다루는 소설이 좋은 결말에 이르는 방식은 대체로 결론을 내려주는 쪽이 아니라, 질문을 더 정확하게 다듬어주는 쪽이기 때문이다. 책을 덮은 뒤에 남는 것이 답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질문이라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이 장르가 가장 잘하는 일에 가깝다.
출간은 2026년 8월 3일, 자이언트북스, 19,800원. 3년 만의 장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올해 하반기 한국 소설 신간 중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놓일 작품이다. 예약 판매 기간에 미리 담아두었다가 여름의 끝에 펼치기 좋은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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