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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 리뷰

유시민 「유럽 도시 기행 3」 리뷰 — 마드리드·바르셀로나·리스본·뽀르투, 이베리아반도 네 도시의 흥망을 걷다

by remember0706 2026.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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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알라딘

어떤 책인가

유시민 작가의 「유럽 도시 기행 3 -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 편」은 생각의길에서 2026년 7월 9일 출간되는 도시 여행·역사 에세이다. 정가는 1만 8,900원. 유럽의 주요 도시를 역사와 인물, 예술과 정치의 렌즈로 읽어 온 '유럽 도시 기행' 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이번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 이베리아반도의 네 도시를 무대로 삼는다. 앞선 두 권이 유럽 대륙의 중심부를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 3권은 대서양과 맞닿은 반도의 끝자락으로 시선을 옮겨 온 셈이다.
제목이 알려 주듯 책이 다루는 곳은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그리고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뽀르투다. 저자는 이 네 도시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세계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주역'으로 바라본다. 한때 대항해 시대의 항로를 열어젖혔지만, 이후 내전과 독재, 혁명과 재건을 겪으며 쇠퇴와 정체, 혼란과 회복의 시간을 통과해 온 도시들이라는 시선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그래서 이 책은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기이면서 동시에, 도시의 표정 뒤에 쌓인 시간을 읽어 내는 역사서에 가까운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 / 내용 소개

책은 이베리아반도라는 하나의 큰 무대 위에 네 도시를 나란히 세우고, 각 도시가 걸어온 시간의 결을 따라간다. 세계사의 항로를 바꾸었던 대항해 시대의 영광에서 출발해, 그 영광이 어떻게 저물었고 또 어떤 방식으로 오늘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도시별로 짚어 나가는 흐름이다. 화려한 전성기와 그 이후의 긴 그늘을 함께 담아내려는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같은 스페인 안에서도 서로 다른 역사와 정체성을 품은 도시로 대비된다. 한쪽이 왕실과 국가 권력의 중심으로 자라났다면, 다른 한쪽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 산업의 전통 위에서 또 다른 얼굴을 만들어 왔다. 리스본과 뽀르투는 대서양을 향해 뻗어 나갔던 포르투갈의 야망과, 그 이후의 긴 정체와 회복의 시간을 보여 준다. 저자는 각 도시의 광장과 거리, 건축과 예술 작품을 실마리 삼아 그 뒤에 놓인 정치사와 사회사를 풀어낸다. 내전과 독재, 혁명이라는 격변의 키워드가 도시의 풍경 속에 어떻게 새겨져 있는지를 읽어 내는 방식이라, 단순한 명소 나열과는 결이 다르다.

인상적인 지점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를 텍스트처럼 읽는' 저자의 시선이다. 유시민 작가는 그동안 역사와 정치를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데 강점을 보여 왔는데, 이 책에서도 건축물 하나, 광장 하나를 그 도시의 역사와 연결 짓는 해석이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눈앞의 풍경을 묘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이 왜 그 자리에 그런 모습으로 서 있는지를 되묻는 태도다. 쇠퇴와 회복, 혼란과 재건이라는 대비되는 단어들을 축으로 삼아 도시의 명암을 함께 비춘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네 도시를 '이베리아반도'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함께 바라본다는 구성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라는 두 나라를 개별 국가사로 나누는 대신, 대서양과 대항해라는 공통의 경험, 그리고 20세기의 독재와 민주화라는 유사한 궤적으로 묶어 읽는 관점은 개별 여행기에서는 얻기 어려운 통찰을 줄 수 있다. 서로 이웃한 두 나라가 어떻게 닮은 길을 걸었고 또 어디서 갈라졌는지를 겹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넘어 '왜 지금 이런 모습인가'를 묻는 태도가 이 책의 무게중심이다.

이런 분께 추천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출발 전에 읽어 두기 좋은 책이다. 단순한 코스 안내서가 아니라 도시의 배경 지식을 채워 주기 때문에, 같은 광장을 걷더라도 훨씬 풍부하게 보이도록 도와줄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을 건물과 거리의 이름에 이야기가 얹히면, 여행에서 눈에 담기는 것의 밀도 자체가 달라진다. 앞서 나온 '유럽 도시 기행' 1·2권을 인상 깊게 읽은 독자라면 이번 3권도 자연스럽게 이어 읽을 만하다.
여행 계획이 없더라도, 역사와 정치를 교양의 언어로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대항해 시대, 스페인 내전,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처럼 교과서에서 이름만 스쳐 갔던 사건들을 도시라는 구체적 공간과 연결해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특히 잘 맞는다. 추상적인 연표로만 남아 있던 사건들이 실제 거리와 광장 위에서 다시 살아나는 감각을 기대할 수 있다. 유시민 작가 특유의 명료하고 친절한 문장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무난한 선택이 될 것이다.

마무리

「유럽 도시 기행 3」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라는 네 도시를 통해 이베리아반도의 흥망과 회복을 읽어 내는 책이다. 화려한 관광의 시선이 아니라, 영광과 몰락, 혼란과 재건을 모두 통과해 온 도시의 시간을 응시한다는 점에서 여행 에세이 이상의 밀도를 기대하게 한다. 네 도시를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하나의 반도로 묶어 읽는 시선 덕분에, 개별 도시의 인상 너머로 더 큰 그림이 그려진다.
아직 출간 전 소개 정보를 바탕으로 살핀 것이지만, 시리즈가 쌓아 온 성격과 이번 권이 다루는 주제만으로도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여행과 역사, 도시와 사람을 한자리에 놓고 읽고 싶은 독자라면 출간일에 맞춰 눈여겨볼 만한 신간이다.